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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반전세 40%, 사실과 왜곡의 함정

팩트체크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후
월세와 반전세 정말 늘어났나
승인 2021.06.23 18:10
2021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21.03.15 08:52]

[더스쿠프=최아름 기자] 2020년 8월부터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됐다. 많은 이들이 “전세가 줄고 월세와 반전세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3개월 후부턴 ‘반전세 비중이 실제로 증가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특히 2020년 11월 이런 분석이 집중됐다. 하지만 의문이 남는다. 2020년 11월엔 이전과는 다른 ‘공공임대’ 거래가 많았다.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후 정말 전세는 줄고 월세와 반전세는 늘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 질문의 팩트를 체크해봤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후 반전세 비중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다른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사진=연합뉴스]]

2020년 7월 30일.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됐다. 2년짜리 전세계약을 한번 더 연장해 총 4년까지 계약을 지속하게 만든 게 골자다. 재계약을 할 때도 보증금 상승률은 5%로 제한된다. 집주인 입장에선 새 세입자를 받아 보증금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다 보니 전세가 사라지고 반전세ㆍ월세가 늘어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올 2월에도 반전세 비중이 계약갱신청구권도입 이전(평균 28%)과 비교해 커졌다(평균 32%)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미디어는 “2020년 11월 반전세 비중이 40%까지 늘어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세계약갱신청구권 탓에 전세가 반전세화할 것”이란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분석이었다. 정말 전세가 반전세로 둔갑했던 걸까.

팩트부터 체크해보자. 2020년 11월 반전세 40%에는 공공임대 공급이 숨어있다. 그러니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반전세와 월세가 늘었다”는 분석은 왜곡됐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 실제 통계를 확인해보자.[※참고: 더스쿠프는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실거래가 자료를 이용해 ‘반전세 40%’ 기사에서 말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모든 전월세 거래를 확인해봤다.]

■체크❶ 11월 반전세의 비밀=먼저 반전세의 개념부터 세우고 들어가자. 일반적으로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이거나 240개월치 이상에 해당하는 곳을 ‘반전세’라 부른다. 2020년 1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만4395건이었다. 이중 전세는 8614건, 월세는 5781건을 기록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0.2%에 이른다.

2020년 11월 월세 비중이 40%에 이르는 건 맞지만 일부 보도처럼 ‘반전세 40%’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더구나 11월 월세 거래엔 독특한 특징이 숨어 있다. ‘공공임대’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를 분석하지 않은 채 반전세 수치를 계산했다면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먼저 강동구에 있는 강동리버스트4단지를 보자. 이곳에선 11월에만 339건의 월세 거래가 발생했다. 월세 거래 중 62건은 보증금 5999만원, 월 임대료 10만원이었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넘으니 반전세다. 이곳은 공공분양과 공공임대가 섞여 있는 단지로 2020년 11월 당시 개인이 민간임대를 할 수 없었다. 반전세 거래가 ‘공공임대’에서 발생했다는 거다.

이번엔 11월 154건의 월세가 거래된 강동구 고덕센트럴푸르지오를 가보자. 3건(보증금 2억~6억원이거나 월 임대료가 100만원을 넘는 경우)을 제외한 151건은 모두 공공임대였다. 다른 지역에서도 공공임대가 많았다. 강남구 LH강남아이파크에선 11월 140건의 월세 거래 중 최소 132건의 공공임대가 이뤄졌다. [※참고: 나머지 8건은 공공임대라고 보기 어려운 금액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74㎡ 아파트 중 일부는 보증금 1억9026만원에 월 임대료 40만원으로, 강동리버스트4단지와 마찬가지로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넘는다. 반전세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중랑구 우디안4단지 역시 월세 거래 181건 모두가 공공임대였고 대부분의 거래가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넘는 반전세 거래였다.

이런 공공임대 거래는 2020년 11월에만 1115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11월 월세 거래 5781건 중 20%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2019년 11월 공공임대 거래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11월엔 기현상을 빚은 셈이다. 결국 2020년 11월의 갑작스러운 ‘반전세 증가’는 민간이 반전세를 선택했다기보단 ‘월 임대료가 낮은’ 공공 임대의 영향이라는 거다. 일부 미디어가 제기한 ‘2020년 11월 반전세가 40%까지 올라갔다’는 분석을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체크❷ 월세 늘고 전세 줄었나=그렇다면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후 전세는 줄고 월세는 늘었을까. 2020년 10월~2021년 1월과 2019년 10월~2020년 1월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건수를 비교해보자.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만6453건(10월), 1만6339건(11월), 1만9588건(12월), 1만6222건(1월)을 기록했다. 모두 합치면 6만8602건이다. 같은 기간 전세는 4만9642건, 월세는 1만8960건이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2020년 8월을 지나서는 변화가 있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전월세 거래는 1만4593건(10월), 1만6339건(11월), 1만9588건(12월), 1만328건(1월)으로 총 5만2096건이었다.

같은 기간 전세는 3만4027건, 월세는 1만8069건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전월세 거래는 각각 -31.46%, -4.7% 감소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반전세에 영향을 미쳤다면 전세는 잠기고 월세는 늘었어야 한다. 하지만 전월세 모두 감소했다.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전세난’은 사실이지만 그 이유는 따로 분석해봐야 한다. 전세 매물이 반전세가 됐을 수도 있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주택이 통계에 잡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울러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전세 매물을 내놓는 걸 포기했을 수도 있다. 이런 추측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세 거래가 줄어든 만큼 월세 거래가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2020년 11월 국토부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후 ‘계약갱신 관련 통계’를 발표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기 전 1년간 월평균 계약갱신율은 약 57%였지만 도입 후에는 66%까지 올라갔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의 효과가 있었다는 거다.

문제는 11월 이후 ‘갱신율’ 통계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있지만 전세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는 여전히 없다. 그러니 전월세 통계는 왜곡되고, 해결책 역시 핵심을 비껴갈 수밖에 없다. 계약갱신청구권의 영향을 가늠할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시장 파악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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