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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촌형 태양광, 농촌을 죽이고 있다

승인 2021.06.25 13:26
2021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21.01.18 18:18]

[유형동 기자.]

[AI타임스=유형동 기자] "농촌형 태양광? 도통 어떤 의미에서 농촌형인지 모르겠습니다. 광활한 염해농지가 잠식되게 생겼는데 이게 정부를 비롯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형인가요. 대기업형 태양광 아닌가요."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대해 한 농업 전문가는 "이름만 농촌형이 아닌지 의문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 정부가 실시하는 태양광 확산·보급 정책에 사용되는 농촌형 태양광이 농지 죽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농촌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최근 전남 지역 곳곳이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립 등을 놓고 시끄럽다. 영암에 추진되는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영암그린뉴딜시티)을 두고 농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영산강 4지구 3-1공구 간척지는 국가사업으로 영암방조제가 1996년 11월에 준공돼 삼호읍에서 해남화원까지 4.3km에 이르는 바다를 막아 만든 간척지 일부 지역으로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우량농지다.

모 대기업이 이 곳에 대규모 태양광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주민들은 고품질 쌀이 생산될 수 있는 농지를 '염해농지'로 둔갑시킨 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은 확산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염해농지의 태양광 발전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농지를 잠식시키고, 농민들의 터전을 빼앗는 방식으로 진행되서는 안 된다. 지역 공동체의 심각한 분열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농촌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농사를 지을 수 있음에도 태양광 발전만을 위해 농지를 잠식시키는 사례가 늘자, 농민들은 농지를 지키고, 태양광 발전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 갈등을 야기한 정부 부처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농림부는 '농촌진흥구역 사수', '우량 농지 보전'의 기조만을 내세우며, 진정 농민을 위한 정책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염해농지 내 대규모 농촌형 태양광에 대해서는 또 묵인하는 모양새다. 이율배반적인 행태다.

농림부는 공유수면 매립지 내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설치 규정을 개선하고,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간척농지에 대한 개발과 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 및 관련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처다. 쉽게 말해 영농형 태양광 확산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그린뉴딜을 위한 태양광 발전사업, 농촌 환경을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곤란하다. 더불어 발전 사업의 핵심과제인 주민수용성 문제도 농촌형 태양광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 염해농지에 설치되는 '농촌형 태양광'은 농촌을 죽이는 태양광이다.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영농형 태양광 확산, 적극 검토해야 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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