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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급암모늄화합물 소독제' 공중살포 괜찮을까

환경부 "뿌리고 닦아야" vs 지자체 "급해서 공중분사" vs 방역인부 "더 뿌려달라고 졸라"
승인 2020.11.17 03:25
2020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20.04.13 10:37]

[프라임경제=김화평 기자] "그간 코로나19 방역과 소독을 매일 꾸준히 해왔다는 점을 보건당국으로부터 확인받았으며, 이를 감안한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라 4월10일 정상영업을 하기로 했다."

서울의 한 유명 백화점 본점이 지난 4월10일 밝힌 입장. 지난 4월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이 백화점 매장을 방문했고, 이 사실을 보건당국으로부터 9일 오후 늦게 통보받아, 폐점 후 방역을 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엔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바로 '매일 방역했다'는 것.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을 매일 방역을 했다고 밝혔는데, 그 넓은 공간을 어떤 소독제로 어떻게 방역했을까.

'공중분사' 방식의 방역이 여기서 등장한다. 공중분사는 넓게 도포할 수 있고, 도포되는 입자가 미세해서 촘촘하게 소독약이 뿌려지는 특징이 있다.

요즘 방역으로 바쁜 한 방역전문가에게 물었다. 그는 "백화점은 환풍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창문이 없는데, 이런 건물에 매일 독한 소독약을 방역했다면 오랜 시간 환기를 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음 날 찾아온 고객들이 소독약을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일 방역을 한다면 백화점 내부에 소독약이 잔류해 있을 것이고 마른 뒤 공중에 날아다니는 소독제를 고객이 흡입할 수 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제는 백화점 뿐만이 아니라는 점. 전국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비롯한 병원, 쇼핑몰, 호텔, 군부대, 다중이용 시설 등 다수의 건물 내부에서 전방위적인 방역이 펼쳐지고 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무분별한 방역 시스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소독 등 환경관리를 청결하게 시행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소독할 때는 환경부 승인 또는 신고된 소독제를 선택하고 제품별 사용량‧사용방법‧주의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실외 사용으로 승인한 소독제는 없고, 방역당국이 고시한 환경부 승인 방역제품들은 모두 실내용으로 물체 표면을 닦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실외 사용'으로 승인한 소독제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 곳곳에서 뿌려지고 있는 소독제는 어떤 물질일까.

환경부가 승인한 방역제품들은 모두 실내용이다. 실내에서 표면에 뿌리고 닦아야 하는 소독제다. 반면, 공중에 드론으로, 또는 분사되는 소독제에 대해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3월4일 안산시 드론방역봉사단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드론 방역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과 직접적 관계는 없음. [사진=연합뉴스]

지자체 관계자들과 복수의 민원인 등에 따르면, 여러 지자체에서는 드론을 통해 공중에서 살포 소독제를 연일 뿌려대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매일 방역을 해달라는 민원 전화가 걸려오고, 방역인원을 풀 가동시켜 방역을 하고 있다. 소독제를 따질 때가 아니다. 방역을 해줘야 시민들이 안심을 한다"며 "방역 때문에 많이 피곤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4급암모늄화합물 소독제로 드론에 공중살포?

특히 드론으로 공중 살포를 하는 소독제 중에서는 '4급암모늄화합물'이 함유된 것도 다수 확인됐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당시 이 물질이 함유된 소독약으로 항공방제를 벌인 후 임진강에 물고기가 급감했다는 어민들의 주장이 나와 ASF 방역 작업 시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이 2017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는 4급암모늄화합물에 실험용 쥐를 노출했을 때 암수 모두 생식능력이 떨어졌고, 암컷 쥐가 낳은 새끼에서는 척추갈림증·무뇌증 등 신경관 손상도 관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4월2일에 배포한 지자체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지침을 통해 "소독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소독방법 및 감염예방 교육을 받아야 함"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소독제를 분사하는 소독방법은 감염원 에어로졸(Aerosol,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작은 고체 및 액체 입자) 발생, 흡입 위험이 증가해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소독효과도 미흡하므로 소독제의 제품설명서 사용방법이 분무방식인 경우에도 일회용 천에 소독제를 분무하여 적신 후 표면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소독 업무를 하고 있는 방역 업체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자원봉사자를 동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전문적이지 못한 방역시스템을 지적했다.

공중분사로 방역중인 모습. [사진=프라임경제]

◆환경부 "뿌리고 닦아야" 강조…전국 지자체 "시급해서 공중분사"

한국방역협회 한 관계자는 천으로 닦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인 독한 소독제를 공중에 분사하는 이유에 대해 "일일이 닦는 방식으로 하면 방역 인력과 방역 시간이 3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일반 사람들이 많은 양의 소독제를 오래 뿌려주면 더 좋은 줄 아는 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모 지자체에는 "방역하는 사람이 너무 금방 뿌려주고 가버렸다"며 "방역이 제대로 안됐으니 다시 와서 방역을 해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고.

모 방역회사 한 직원은 "더 뿌려달라고 하는데, 할말이 있을까요? 소독제는 독한데 자꾸 뿌려 달라고 하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난감할 뿐이죠. 결국 다시 뿌려주고 왔습니다" 라고 답했다.

한편 방역 전문가들은 "소독제로 방역 작업 후에는 반드시 천으로 닦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공중 분사를 할 경우, 흡입 시에도 문제가 되지만 물체에 뿌려진 소독제가 나중에 말라서 공중에 날리면 그것 또한 '제2의 가습제살균제'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한 아파트 내부에서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프라임경제]

실제로 지난 3월7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주민이 독성물질인 메틸알코올(메탄올)을 분무기를 활용해 집안 곳곳에 뿌려 일가족이 중독돼 치료를 받았다. 메탄올은 공업용 알코올로 유독물질·사고대비물질로 분류된다. 인화성이 높은 무색의 액체로 흡입 시 호흡 곤란과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장기간 노출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환경부 소속 화학물질안전원은 4월6일부터 화학안전정보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해 화학안전 관련 정보시스템 10개를 '화학물질 종합정보시스템'에 통합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전보다 소독제에 함유된 성분에 대해서 알기 수월해졌지만, 무분별한 소독이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마스크 대란은 어느 정도 진정됐다. 이제는 소독제로 인한 2차 피해가 없도록 정부의 전방위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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